'원조 화랑가' 인사동 미술 축제, 11년 만에 인사아트위크로 부활

입력 2022-12-27 18:25   수정 2022-12-28 01:42


200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미술’ 하면 떠오르는 장소는 서울 인사동이었다. 고미술상과 고풍스러운 표구사, 현대미술 갤러리와 역사 유적이 어우러진 인사동 거리는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예술의 향기’를 풍겼다. 이런 분위기를 상징하는 행사가 인사동 화랑들이 총출동하는 아트페어 ‘인사미술축제’였다.

하지만 유명 갤러리가 하나둘씩 삼청동 한남동 평창동 청담동 등지로 이전하면서 인사동의 위상도 휘청이기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월세가 오르자 쇠퇴는 더욱 빨라졌다. 컬렉터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인사미술축제도 2012년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화랑들이 있던 자리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화장품 가게나 기념품점이 들어섰다.

그래도 여전히 인사동을 지키는 화랑들이 있다. 묵묵히 화가들을 키우고 세상에 알리며 인사동의 중흥을 꿈꾸는 이들이다. 아직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 새 인사동에 둥지를 틀고 신진 작가 발굴에 열심인 신생 화랑들도 나타났다. 다음달 4일부터 15일까지 인사동에서 열리는 ‘인사아트위크’는 이들이 힘을 합쳐 여는 일종의 아트페어이자 축제다. 인사미술축제의 후신 격으로 11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화랑협회의 인사동 지역 회원 화랑 18곳이 참여한다. 갤러리가이아 갤러리고도 갤러리밈 갤러리윤 동산방화랑 토포하우스 등 ‘한국 1세대 화랑’들과 중견·신진 화랑들이 손을 맞잡았다. 젊은 세대를 인사동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중점은 현대미술에 뒀다.

행사에서는 각 화랑을 돌며 백남준, 이우환, 김명진, 모이스 키슬링 등 다양한 연령과 국적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 입장료는 없다. 참가한 갤러리들을 방문한 뒤 받은 스탬프나 엽서를 모은 관람객들은 전원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인사아트위크 관계자는 “한때 인사동이 침체된 적도 있지만, 여전히 인사동에서 화랑을 한다는 건 미술인들 사이에서 자랑거리”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가면서 인사동도 활기를 띠고 있는데 인사아트위크를 계기로 인사동을 다시 미술 중심지로 살려 보겠다”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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